민주주의의 문제점

우리가 주지하다시피 자유민주주의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물리적 결합이다. 한마디로 그것은 민주주의를 흡수한 자유주의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주의의 구미와 취향에 어울리는 민주주의적 요소만이 간택의 대상이 되었다. 즉 자유의 숭고한 목표에 충실한 수단으로서의 민주주의, 무엇보다 사유재산의 철칙과 권위를 결코 무엄하게 넘보지 않는, 잘 길들여진 러닝 메이트로서의 민주주의가 자유민주주의 참다운 본새인 것이다. 결국 자유주의화한 민주주의가 민주주의의 대명사처럼 군림하게 됨으로써 자유주의는 구태여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도 훌륭히 본녕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보면 희생당한 쪽은 자유주의가 아니라 오히려 민주주의 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유주의는 자유민주주의 쪽으로 자신을 넓혀나감으로써, 다시 말해 민주주의 보편적. 포괄적. 대중적 이미지를 기꺼이 받아들임으로써, 결과적으로 시민적.계급적 속성을 간직하고 있는 가치체계로 승격시킬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앞서 살펴본 자유민주주의는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선호되는 정치체제임에도 자유주의적 속성이 지배적인 데서 비롯되는 여러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