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삼 시 감상

♣ 감상의 길라잡이
이 시는 시적 자아가 제사를 지내기 위해 고향을 찾아가는 도중에 마을 앞을 흐르는 노을진 가을 강을 바라보며 그에 얽힌 어린 시절의 슬픈 추억을 되살리는 형식으로 인생에 대한 정감을 표출하고 있다.
1연에서 시적 자아는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통해 살아가는 일의 고독과 유한함, 그리고 그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2연에서 시적 자아는 노을진 가을 강을 통해 인생의 유한함과 한을 보다 강하게 드러낸다. 즉, 시적 자아는 인생의 유한함을 보편적인 자연 현상 속에서 조명함으로써 그 근원성을 표출한다. 3연에서 시적 자아는 인생사를 강물의 흐름을 통해서 비유적으로 드러낸다. 그리하여 시적 자아에게 인간의 유한성과 희로애락에 대한 한은 보편적인 자연 현상 속에서 보다 근원적인 것으로 내면화된다. 이는 시적 자아가 인생에 대해서 새로운 인식을 지니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시에서는 슬픔과 이에 연결되는 물과 불의 이미지가 인상적이다. ‘서러운, 눈물, 울음’ 등의 시어가 전체의 흐름을 슬픔과 한(恨)의 분위기로 이끌고 있고, ‘가을 강, 눈물, 산골 물, 바다’에 이어지는 물의 이미지와 ‘가을…(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