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소재 나·중 관계 설화의 성격과 민족의식*

I. 머리말

『삼국유사』에는 신라와 중국의 관계를 다룬 설화가 많이 실려 있는데, 그 대부분은 뚜렷한 문제의식을 지니고 있다. 이 글은 그러한 설화들을 모두 찾아내어 작품의 여러 가지 성격과 민족의식을 밝혀내는 데 목적을 둔다. 민족의식을 미리 내세우는 이유는 그것이 다른 민족과의 관계에서 비로소 분명하게 성립될 수 있는 것이고 문제의 나·중 관계 설화야말로 바로 그런 것을 매우 풍부하게 지니고 있을 것이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국유사』는 그 편술자가 몽고의 내침으로 민족사가 위기에 처했던 시대에 민족의 정신적·문화적 전통에서 자주적 역량을 찾아 결집해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도에서 이룩된 것이기에 수록 설화의 대부분이 중요한 역사의식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나·중 관계 설화는 그런 성격을 특히 풍부하게 집약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절실히 요청된다. 더욱이 『삼국유사』에 실려 있는 나·중 관계 설화 모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아직 이루어진 바 없으므로 그 연구사적 의의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설정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범위와 방법으로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다. 첫째, 나·중 관계 설…(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