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과학이 종교를 만날 때을 읽고

. 그러나 ‘덮어놓고 믿어라’는 식의 답변보다는 훨씬 공감이 갔다. 내가 이 책에 나와 있는 다양한 과학자들의 의견을 읽으며 느낀 점은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가 덮어놓고 믿는 것 보다 훨씬 낫다는 것이다. 특히 6일 동안 천지를 창조했다는 것이 정말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단위의 6일인지 아니면 하나님의 시각에서 6일인지 의문이었다. 이 책에서 성서문자주의를 다루며 나와 같은 의문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과 그 문제에 대해 다양한 접근방식과 의견이 존재한다는 것은 내게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내 주변의 사람들이 대부분 성서문자주의식의 사고방식을 가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놀라운 가설이란 `당신` , 당신의 기쁨과 슬픔, 당신의 기억과 야망, 그리고 인격적 정체성과 자유 의지에 대한 당신의 지각 등은 사실 신경 세포들과 그에 연관된 분자들로 구성된 방대한 집합체의 운동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루이스 캐롤이 지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의 주인공 앨리스라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 당신은 뉴런 보따리일 뿐이에요.
"DNA 공동 발견자인 프란시스 크릭이 쓴 <놀라운 가설>을 인용한 구절이 가장 충격적이고 흥미로웠다.

정말이지 인정하기 싫은 대목이었다. 내가 그저 그런 뉴런보따리일 뿐이라면, 매초 내뱉는 이산화탄소가 미안해서라도 죽는 게 낫겠다싶었다. 나에게 영혼이란 것이 존재하고, 사후세계가 있으며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절대자에 의해 계획되어진 삶이라는 것이 절실하게 믿고 싶어졌다. 내가 아는 하나님은 초월적인 분이기 때문에, 이 책 역시 궁극적인 답변을 해주지는 못한다. 하지만 ‘초월적’이라는 단어 안에 이미 결론은 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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