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말 잭슨(P. W. Jackson)은 초등학교 아동들의 학교 생활을 집중적으로 관찰, 연구하여 『교실에서의 생활(1968)』이라는 책을 발표하였다. 여기에서 그는 학생들은 학교와 교실에서 공식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제공되는 교과 내용에 관해서 배울 뿐만 아니라 교과 내용과는 무관하거나 상반된 내용에 대해서도 학습하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러한 학습 내용을 가리켜 ‘잠재적 교육과정(hidden curriculum)`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미국교육협회가 『잠재적 교육과정(1970)』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판하면서 이 용어는 보다 본격적으로 여러 사람들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이후 많은 연구자들은 교과에서 의도한 바와 관련이 없는 또는 상반되는 학습 결과에 주목하게 되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교과의 범위를 벗어난 일상의 학교 생활을 통해 학교의 계획과 의도와는 관계없이 학생들이 갖게 되는 경험들이 허다하며, 이러한 경험들은 학교교육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모두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게 되었다.
1) 잠재적 교육과정과 표면적 교육과정의 관계
잠재적 교육과정의 의미를 보다 분명하게 밝히기 위한 방법의 하나는 표면적 교육과정과의 관계를 고찰하는 것이다. 양자의 관계는 그 개념적 특성을 대비시킴으로써 명백해질 수 있다. 표면적 교육과정이 주로 의도성, 지적 영역, 교과, 단기성, 교사의 지적·기능적 영향과 관련이 있다면 잠재적 교육과정은 비의도성, 정의적 영역, 학교의 문화 풍토, 장기성, 교사의 인격적 영향과 관련이 있다. 그러면서도 양자(兩者)는 구조적으로 상보적(相補的), 병립적(竝立的), 표리적(表裏的)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김종서, 1987).
김종서(1987: 92-101)는 이 두 종류의 교육과정을 9가지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대비시켜 분석하고 있다.
첫째, 표면적 교육과정은 학교에 의하여 의도적으로 조직되고 가르쳐지는 반면에 잠재적 교육과정은 학교에 의하여 의도되지는 않았지만 학교생활을 하는 동안 은연중에 배우게 된다.…(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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