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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대한 이상이 인간에 대한 이상이었으므로 신을 표현할 때 굳이 현상계를 넘어 초월적인 형상으로 표현하거나 우상숭배라며 인간 형상에 대한 표현을 금할 이유가 없었다. 자연히 그리스에서는 신을 묘사한다 해도 철저하게 인간적인 존재로 형상화하였다. 가장 아름다운 인간을 표현하는 것이 곧 모든 도덕적, 종교적, 사회적 가치의 가장 소망스러운 이상을 표현하는 것이다. 미술에서도 인간은 ‘만물의 척도’였던 것이다.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그리스인들이 볼 때 신이 인간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죽지 않는다는 것과 인간보다 좀더 우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 정도였다. 신들은 놀라울 정도로 인간과 닮았으며 철저히 인간적인 정념을 따르는 존재들이었다. 그러므로 그리스의 종교에서는 다른 종교처럼 악마가 필요하지 않았다. 신도 인간처럼 모순 투성이의 존재였으므로 악마 없이도 신들과 인간의 변덕으로 세계는 늘 격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요동쳤다. 죽은 사람의 잘잘못을 가려 상벌을 주는 천당과 지옥이라는 것도 없었다. 사실 신이 도덕을 대변해야하는 천당도 의미가 있지, 신들에게 부도덕한 속성이 내재해 있는 마당에 어떻게 천당과 지옥이 의미를 가질 수 있겠는가. 그리스인들에게는 이승에서 잘 사는 것이 중요했고 저승에서는 상벌은 무의미했다. 기독교에서 볼 수 있는 이원론적인 세계관은 그리스 종교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런 까닭에 신들의 형상도 인간의 그것과 거의 다를 바가 없었다.
제 2부 화가들이 사랑한 신과 영웅들
❍ 예술가들의 영원한 우상, 아프로디테
아프로디테의 로마 이름은 베누스이고 영어로는 비너스이다. 서양의 화가들은 굳이 신화그림 속의 아프로디테만 비너스라 부르지 않고, 아름다운 여인, 특히 누드로 그려진 미녀 대부분을 기꺼이 비너스라 불렀다. 비너스 판타지는 늘 현실로 쉽게 치환되는 성질을 띠고 있었다. 멜로스 섬에서 출토된, 유명한 조각 <밀로의 비너스>도 원래 비너스 여신을 모델로 한 것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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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그림으로 읽기.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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