횔덜린의 시정신과 시세계

그의 문학세계는 크게 네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초기에는 문학에 대한 열정과 함께 감상적이며 경건주의적인 문체로 당대의 시민적 의식을 반영하여 반전제주의와 조국애를 표현한 시를 많이 썼다. 그리고 후기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절대적이고 신성한 영역을 추구하는 이상주의적인 경향이 초기에도 나타나고 있다. 초기의 이러한 경향은 딜타이의 표현, 즉 ‘인류의 이상에 대한 찬가’로 대변될 수 있다. 중기의 세계는 디오티마와의 사랑을 그의 지속적인 철학의 중심사상인 합일의 철학으로 발전시키고 있으며, 이상주의적 세계관에 입각한 우정과 영웅적 삶을 보여주고 있다. 후기의 시에서는 미학적이고 신비적인 유토피아가 반복적으로 형상화된다. 이러한 신의 세계를 인간에게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영웅과 반신(반신)인데, 그 중 디오니소는 신과 인간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존재로서 화해의 상징으로 구현된다. 그러나 횔덜린에게 시인은 신의 은닉된 의미를 인간에게 전달해야 하는 중대한 의무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형상화된다. 그런데 시인은 신의 현현을 상징하는 지상의 징표로 만족치 못하고 신을 직접 경험하려는 위험을 갖게 된다. 이…(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