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이상, 평화, 사랑, 비폭력, 大同 등과 관련된 어구들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이와 반대되는 개념들, 즉 전쟁, 증오, 폭력, 이기주의 등에 관해선 꺼리기 쉽다. 그러나 작가는 이 이념들의 긍정적, 부정적 관념을 모두 파괴시키고 있다. 즉 지속된 평화의 연장은 또다시 전쟁을 가져올 수밖에 없고, 이런 전쟁을 통해 또다른 안정된 사회(그러나 안정된 사회라 할지라도 그 정도의 차이는 존재함)가 도래하게 됨을 말한다. 그러면서 그가 언급하는 역사의 순환은 크게 나폴레옹 전쟁과 그 이후의 평화, 그 평화가 불러 온 1, 2차 세계대전, 그리고 그 이후 冷戰의 시작과 끝, 마지막으로 탈냉전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의 모습을 들 수 있겠다. 흔히 생각하는 탈냉전 시대, 즉 이 시대를 `평화의 시대`라 치부한다면 과연 이 평화는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그리고 불안한 평화는 반드시 전쟁으로 이어질 것인가, 이 전쟁 혹은 투쟁을 통해 인류는 무정부 상태에 빠질 것인가 하는 문제를 그 나름대로 예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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