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고려시대는 귀족제인가 관료제인가 -『한국사 시민강좌』중 「고려사회의 기본 성격」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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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서제는 본인의 능력이나 자질과는 아무 상관없이 오로지 가문의 배경에 의해 관리의 신분을 획득하게 해주고, 그 가문이 계속하여 관리를 배출할 수 있게 하는 제도가 되었던 것이다.
서양의 귀족제에서 보이는 습작제(襲爵制)와는 분명히 다르다. 조부나 부의 관직이나 작위 등이 아들이나 손자에게 그대로 전해지는 것이 아니고, 지배계층으로서의 신분과 특권을 세습해나가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특권적인 제도인 것이다.
고려시대의 음서제는 개인의 능력과 관계없이, 가문 또는 신분적 배경이라는 귀족적 요소에 의해 개인이나 가문을 지배계층에 편입시켜주는 중요하고 손쉬운 제도적 보장책이라는 것이다.

2)관료제

고려의 과거는 광종 9년 처음 실시된 이래 고려사회에서 줄곧 시행되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제술과이다.
제술과의 응시자격은 중앙 관리와 향리의 자제로 제한되어 있다. 귀족제를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고려 과거제의 원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 고려의 과거는 비귀족에게 문호가 언제나 개방되어 있고 능력을 기준으로 선발하는 시험이었고, 똑같은 조건에서 경쟁하게 해여 귀족의 서열을 끊임없이 바꿈으로써 기존의 귀족제적 질서를 파괴하는, 반귀족적 성격을 발휘하게 한다. 결과적으로 귀족제적인 질서를 깨뜨리는 역할을 하였다는 것이다.
고려시대의 과거응시 비율은 전혀 알 수 없지만, 당시에도 과거시험에 합격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웠다는 사실을 알려주기에 충분하다. 과거에 합격하려면 학문적 능력도 중요하였지만, 그에 못지않게 경제적 여력도 넉넉하게 갖추어야만 했다. 또한 고려시대의 과거급제자는 학문적 능력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결코 그 자체로 승진이나 출세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가문이 큰 영향을 끼쳤다. 사정이 이러해 과거급제자라 할지라도 관직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을 뽑아준 시험관인 지공거(知貢擧)를 좌주(座主)로 모시고 부자지간보다 더 깊다는 좌주문생 관계를 맺거나 유력자에게 자천타천의 글을 올려 구직을 호소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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