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사회경제연구소 월례토론회 발표문, 96년 5월
발터 오이켄의 經濟秩序政策
- 자유주의 경제개혁 시대의 사상적 모색 -
Die Politik zur Ordnung der Wirtschaft bei Walter Eucken
-Gedankliche Orientierungssuche im Zeitalter der liberalen Wirtschaftsreform-
서울사회경제연구소
월례발표회
1996년 5월 11일(토)
黃愼俊
Shin-Joon Hwang
(尙志大學校 經濟學科)
발터 오이켄의 經濟秩序政策
- 자유주의 경제개혁 시대의 사상적 모색 - 1)
黃 愼 俊
목 차
I. 머리말
II. 오이켄의 생애
III. 오이켄사상의 역사적, 사상사적 배경
IV. 오이켄의 방법
V. 오이켄의 경제질서정책
VI. 맺음말
참고문헌
I. 머리말
1. 市場經濟의 歷史는 대단히 길지만, 시장경제는 産業革命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생산력발전의 기능을 수행하기 시작하였다. 이 시장경제는 다양한 굴곡과 위기를 겪으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그 중에서 시장경제가 경험하였던 세 차례의 위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2. 우선 이른바 古典的 自由放任時代에 처음으로 시장경제의 위기가 나타났다. 週期的 불황, 競爭秩序의 문란, 계급갈등 등으로 인한 시장경제의 작동능력의 마비가 그것이었다. 이러한 위기는 근본적으로 私的 經濟權力 private Wirtschaftsmacht의 등장으로 인하여 개별경제주체의 경제적 자유가 크게 제한되고, 경쟁질서가 거의 붕괴한 데에 기인하였다. 산업혁명시대에 사회적 생산력을 획기적으로 비약시켰던 시장경제는 그 에너지의 원천이었던 경제적 자유와 경쟁질서가 붕괴되어 감에 따라서 20세기 초에 결정적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다. (제1차 위기.)
3. 이러한 배경과 직, 간접적으로 관련을 맺으면서 시장경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방향으로부터의 도전에 직면하게 되었다. 먼저 社會主義體制가 등장하면서 많은 국가에서 계획경제가 시장경제를 대체해 갔다. (제2차 위기.) 물론 이 실험이 효율과 복지 양면에서 모두 실패로 끝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4. 다음으로 資本主義體制 하에서 시장경제를 계획경제로 대체하는 실험도 진행되었다. 파시스트경제가 그것인데, 독일의 나치경제가 가장 전형적이고 철저한 계획경제를 운용하였다. (제3차 위기.) 이 실험은 실패로 끝났을 뿐만 아니라 인류에 커다란 재난을 입히고 말았다.
5. 이러한 두 실험은 시장이 실패하였으므로 국가가 경제과정을 操縱 Lenkung해야 한다는 사상을 공유하고 있었는데, 그 강도는 다르지만 비슷한 사상에 기초한 실험도 있었다. 이른바 완전고용정책실험이다. 그 가운데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한 것이 케인즈의 사상이었다. 그 사상은 자유방임으로 인한 만성적 有效需要不足을 시장경제의 위기의 원인으로 간주하고 경제과정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에 의해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주장하였다. 시장경제과정의 조종을 국가가 담당할 것을 요구한 것이었다.
6. 그런데 사실 이러한 思想潮流는 이미 20年代에 독일에서 대두되었다. 독일의 경우 이것은 새로운 변화라기보다는, 경제개입정책 및 사회정책 Sozialpolitik을 본질적 경제정책으로 인식하고 있던 역사학파 전통의 자연스러운 정책적 귀결이었다. 국가에 의한 信用팽창정책, 공공사업의 실시, 국가에 의한 노동력 투입의 통제 등이 그 주요한 정책내용이었다. 나치경제는 이러한 처방을 전면적으로 집행하고 확대하여, 마침내 戰時計劃經濟를 실시하는 단계로까지 나아 갔다.
7. 이처럼 국가주의적 전통(Dirigismus, Etatismus Interventionismus)이 강했던 독일에서 발전된 시장질서에 관한 사상과 정책은 우리에게 특별히 많은 시사를 줄 수 있다. 왜냐하면 한국경제에도 지난 30여년간의 공업화 시기에 바로 이러한 전통이 강고하게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이러한 전통을 극복하고 이른바 개방적 경제, 자유로운 시장경제, 민간주도의 경제 등을 확립해 가야 한다는 논의가 무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제 독일의 자유주의 사상과 체제를 정착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발터 오이켄 Walter Eucken의 경제질서사상을 살펴보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고 또 유익하다고 생각된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주의적 경제개혁으로 世界化의 과제를 수행하려는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작업은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I…(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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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른바 개방적 경제, 자유로운 시장경제, 민간주도의 경제 등을 확립해 가야 한다는 논의가 무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제 독일의 자유주의 사상과 체제를 정착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발터 오이켄 Walter Eucken의 경제질서사상을 살펴보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고 또 유익하다고 생각된다. 진정한 의미의 자유주의적 경제개혁으로 世界化의 과제를 수행하려는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작업은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II. 오이켄의 생애
1. 발터 오이켄은 두 가지 점에서 독일의 위대한 현대적 思想家이다. 우선 그는 자유주의의 전통이 극히 약하고, 서방세계에서 가장 철저한 全體主義秩序였던 나치체제를 경험한 독일사회에 자유주의를 정착시겼다. 또한 그는 거의 80년에 이르는 전통을 가지고 독일의 사회과학계를 지배하였던 歷史學派經濟學에 종지부를 찍고 새로운 <獨逸式經濟學>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2) 사회주의적 전체주의의 시조가 되었던 카알 마르크스, 결과적으로 자본주의적 전체주의의 아버지로 지목받게 된 구스타프 슈몰러, 이들의 이론과 그 현실체제(소비에트체제, 나치체제)를 본격적으로 해부한 <中央管理經濟理論>의 창시자인 오이켄이 모두 독일사회에서 나왔다는 것은 대단히 흥미있는 사실이다.
2. 오이켄은 1891년 예나 Jena에서 태어났다.3) 아버지 루돌프 오이켄 Rudolf Eucken은 저명한 철학자였고, 어머니 이레네 오이켄 Irene Eucken은 미술가였다. 이들은 당시 독일의 저명한 학자, 문인들과 많은 교류를 맺었는데, 그 증에는 게르하르트 하우프트만 Gerhard Hauptmann과 같은 유명한 시인도 있었다. 오이켄은 이처럼 학술적이고 교양있는 분위기 속에서 성장하였다. 그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사회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루돌프 오이켄은 근대 기술사회의 혼돈으로부터 인간의 영혼을 구하고, 중세에서와 같은 종합적이고 질서있는 사회관계를 회복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그의 新理想主義(신칸트주의)의 업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