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학] 사회복지정책의역사

1. 사회복지정책 역사의 세단계

1) 사회복지정책의 역사는 국가별로 다양하지만, 거시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큰 흐름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Ferge가 빈민법, 사회보험, 복지국가의 3단계로 사회복지정책의 역사를 구분하였다.

2) 한편, 빈민법을 사회복지정책의 역사로 포함시키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른다. 빈민법은 절대왕정의 봉건시대에 농촌노동력에 대한 통제를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빈민법이 근대적인 공적부조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사회복지정책의 전사로 간주할 수는 있다.

3) 그리고 Ferge의 3단계에는 1970년대 후반 이후의 복지국가 후퇴국면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복지국가는 여전히 건재하다고 볼 수 있지만, 위기 이후에 다양하고 강도높은 비판이 제기되고 있고 기존의 케인즈의 유효수요 이론에 기반한 복지국가 유지가 어렵다는 점에서 복지국가 위기 또는 신자유주의 시기를 포함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2. 빈민법 시대

1) 14-16세기의 빈민법

① 1348년 8월 이후 불과 수개월만에 전인구의 1/3-1/2이 사망하게 되자 14세기 중엽-15세기 중엽에 농업노동자의 임금이 50-75% 상승하게 되었다. 지주 입장에서 임금통제가 절실했고 그 대책으로서 1351년 노동자규제법(the Statute of Labourers)이 제정되었다. 법의 핵심은 걸식과 부랑의 금지, 임금상한선 규정, 지주 상호간의 농민쟁탈 억제이다.

② 위 법이 1388년 빈민법(the Poor Law)으로 더욱 구체화 되었는데, 법의 목적은 임금고정, 임금상승을 유발시키는 노동력 이동의 금지였다. 이후 16세기 초반까지 튜더왕조 통치하에서의 입법들은 노동능력이 있는 실업부랑인들을 구금과 매질로 처벌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통제와 억압으로 일관된 정책은 효과를 거둘 수 없었다.

③ 헨리 8세가 통치하던 1531년 걸인부랑인처벌법(the Act concerning Punishment of Beggars and Vegabonds)이 제정되었는데, 노동무능력자를 조사등록시켜 구걸을 허용하였다. 하지만 노동능력이 있는 걸인에게는 태형을 가했고 구걸지가 고향이 아니면 이전 3년 이상 거주지로 추방시켰다.

④ 1536년 노동무능력 빈민을 구제하기 위한 모금권, 즉 구빈세 징수권을 교구에 부여하였다. 정부책임의 교구전가라는 부정적 측면이 있다. 노동능력 빈민에 대한 처우는 여전히 가혹하였다.

⑤ 1536년 노동능력이 있는 나태한 부랑인을 처벌하기 위해서 건장한 부랑인?걸인처벌법(the Act for Punishment of Sturdy Vagabonds and Beggars)이 제정되었다. 빈민구제 비용을 자선과 기여를 통해서 조달하고, 치안판사와 시장이 미성년걸인(5-13세)을 도제로 보내고 거부하면 매질을 가하며, 부랑인이 두 번 체포되면 매질과 귀를 자르고 세 번 체포되면 사형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⑥ 1547년 헨리8세 사망이후 부랑인을 처벌하기 위해 농노로 만드는 법이 제정되었는데, 노동능력자가 3일 이상 노동을 거부하면 가슴에 인두로 V자 낙인을 찍어 노예로 삼고, 도망치면 이마에 S자 낙인을 찍어 평생 노예로 만드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⑦ 1576년 빈민을 강제로 일시키는 법이 제정되었는데, 노동능력자는 작업장에서 강제로 노역을 시키고 노동무능력자는 자선원에 입소시켜 보호하며, 나태한 빈민은 교정원에서 처벌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2) 엘리자베스 빈민법

① 16세기 인클로저 운동, 1594-7년까지 지속된 흉작, 신세계 귀금속의 대량유입으로 인한 극심한 인플레로 인해서 부랑인이 매우 증가하였다. 당국에서는 실업의 원인이 게으름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었다.

② 엘리자베스 여왕은 1601년 빈민법을 제정하여 빈민을 a. 노동능력이 없는 빈민(노령자, 만성질환자, 맹인, 정신병자) b. 노동능력이 있는 빈민 c. 빈곤아동으로 구분하였다. a의 빈민은 자선원에 수용하여 집단거주시켜 보호하였고 원외구호의 비용이 저렴한 것으로 판단되면 음식, 의복, 연료 등 현물급여를 전달하였다. b에 대해서는 교정원이나 작업장에서 강제노역 시켰고 거부시에는 수감시켰다. c에 대해서는 도제로 24세까지 장인에게 봉사시켰고 여아는 21세나 결혼시까지 하녀에게 양육되었다.

3) 정주법

① 1660년 산업화가 진행되자 대규모의 농촌 빈민들이 도시로 유입되었다. 그러나 당시 구빈책임이 교구에 있는 상태에서 유입되는 빈민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엘리자베스 빈민법에서 빈민의 출생교구, 1년간 거주한 교구, 마지막 교구로 돌려보낸다는 규정을 하고 있었지만, 구빈세 증액은 어려웠고 교구로 돌려보내기 위한 소송이나 행정업무가 폭주함.

② 교구와 귀족의 압력을 받은 찰스 2세가 1662년 정주법(the Settlement Act)을 제정하여 소속교구를 명확히 하고 빈민의 도시유입을 막도록 했다. 이제 법적인 정주는 출생, 결혼, 도제, 상속에 따라 결정되었고 새교구로 이주하더라도 토지를 소유하지 못하면 40일 이내에 떠나야 했다. 그리고 토지가 없더라도 1년에 금화 10파운드의 집세를 낼 수 있거나 공탁하면 이주가 가능했다.

4) 토마스 길버트법

① 구빈시설들이 점차 작업장으로 통일되어 갔고 교구들이 연합하여 빈민공장을 만들고 빈민들을 노동시켜 그 비용으로 구빈비용을 조달하려 했다. 1782년 토마스 길버트법(the Thomas Gilbert Act)은 이를 법적으로 허용한 법이었다.

② 또한 부조금이나 구호물품을 이용한 원외구호를 조장하였다. 노동능력 빈민들을 농민들에게 순번으로 일하게 한 순환고용제도를 허용하였다. 이 법에서는 노동능력빈민과 실업자에게 가혹한 처벌이 아니라 일자리나 무제한의 원외구호를 제공했다는 최초의 인도주의적 구빈제도라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