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 일본영화 황금기의 세 감독들과 그들의 작품들

다가 부잣집에 시집간 누나였다. 이후로도 20살까지 그 누나는 미조구치에게 용돈도 주고 직업도 알선해 준다. 즉, 미조구치의 누나는 그에게 있어서, 희생적이며 헌신적인 여성상이었다. 미조구치에게 있어서, 또 다른 여성상은 유곽에서 발견된다. 미조구치의 술과 여성 애호는 유명하다. 두 달 정도 같이 살던 기생을 버린 뒤 그 여자에게 칼에 찔리는 사건도 있었다. 실질적인 첫 아내는 어느 댄스 홀의 무희였는데, 미조구치가 너무나 바람을 피우는 통에 정신병에 걸린다. 그런 와중에 처제의 남편이 죽자 그는 처제를 아내로 맞아들이는 상상불허의 행각까지 벌였다. 그러나 이 결혼도 안정적이지 못해 <오하루의 일생>의 여배우인 다나카 기누요한테 또 청혼을 한다. 이에 거절당한 미조구치가 이후 다나카 기누요의 감독 데뷔를 적극적으로 방해했다는 후일담도 존재할 정도로 그의 여성편력은 화려했다. 그에게 여자란 자기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고 희생적이고 고통을 주는 존재이기도 했다. 이러한 특수한 체험들이 미조구치에게 모호하고 복합적인 여성상을 영화에 표현하게 만들었다.

2) 미조구치 겐지 작품의 특징

그의 영화에는 두 가지 여성상이 존재한다. 하나는 30년대 영화들에서 주로 나타나는 독립적이지만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여인들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50년대 영화들 특히 <오하루의 일생>이나 <우게츠 이야기> - <우게츠 이야기>에서 아내는 남편을 기다리다 굶어 죽어서 유령이 되어서도 집을 지키며 기다린다.- 에서처럼 희생적이고 숭고하고 정신적으로 강한 여성상이다. 이러한 여성에 대한 관심은 미조구치의 편력을 살펴보면 이 두 여성상이 공존하는 이유를 짐작할 수가 있다. 많은 미조구치 영화에서, 여성 캐릭터는 이야기를 주도하지만, 자연주의적인 필치로 극히 냉정하게 묘사돼 즉각적인 동정이나 쉬운 동일시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의 중기 걸작 <오사카 엘레지>의 마지막 장면은 집안 빚을 갚느라 창녀로 전락한 딸의 분노한 얼굴로 채워지는데, 그 표정이 비극의 주인공으로 보기엔

보관중인 자료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