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원찾기) 등신(等身)
‘진상(進上)은 꼬치에 꿰고 인정(人情)은 바리에 싣는다’ 란 속담이 있다. 여기에서의 인정(人情)은 ‘사람이 본디 가지고 있는 온갖 감정이나 심정’이란 오늘의 뜻이 아니라 ‘옛날 벼슬아치에게 주던 선물이나 뇌물’을 뜻한다. 그러기에 이 속담은 ‘나라에 바치는 것은 꼬챙이에 꿸 만큼 적고, 관원에게 주는 뇌물은 바리로 실을 만큼 많다.’ 는 뜻이다. 진상보다 뇌물이 더 많아야 했으니, 뇌물을 받은 자는 하루 아침에 거부가 되었다.
이처럼 뇌물을 받아 거부가 되는 등 남에게 몹쓸 짓을 무던히도 하여 돈을 모은 사람들은, 언제 자객이 들지 겁에 질려 침실 머릿방에 날래고 힘센 심복을 재웠다. 그러다가도 더 무슨 정보라도 들려오면, 자기가 잘 잠자리에다 제 몸뚱이와 똑같은 크기의 물건을 만들어 눕혀 놓고, 자기는 하인 방이나 다른 곳에 가서 자야만 했다. 이 때 눕혀 놓은 자기 몸뚱이와 같은 크기의 물체를 ‘등신’ 이라고 했다.
정신도 없는 빈 껍데기, 바지저고리나 다름없는 물건인 ‘등신’, ‘등신 같은 놈’ 이란 욕설은 이에서 온 말이다. 그러므로 등신은 등신(等身)이 옳은 표기로 생각된다. ) 시치미떼다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것을 ‘시치미떼다’ 라 한다. 물론 이에서의 ‘시치미’ 는 ‘알고도 모르는 체하는 말이나 행동’ 이다. 그런데 이 ‘시치미’란 말은 사냥에 쓰는 매와 관계 있는 말이다. 사냥의 주역인 매는, 사냥이 없는 동안에도 계속 고기를 먹여 키웠기에 좋은 매는 소 한 마리와 맞바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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