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로 보는 이집트 신화

하지만 아무래도 기록과 연구가 많지않은 만큼, 이집트 신화는 (그리이스/로마 신화처럼) 시작부터 끝까지 단일한 스토리라인으로 이어져 쭉 읽혀질만큼의 체계를 갖고있진 못하다. 이 책 역시 그런 스토리라인은 존재하지 않으며, 그저 현존하는 이집트 벽화(와 상형문자 해독)를 통해 각 신들의 이야기다 다소 산만스럽다 싶을 정도로 분절된 채 기술되어 있다. 물론, 이것은 오늘날의 관점일 것이다. 신화가 사람들의 정신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던 당시에는 이집트의 신화 역시 풍부한 사건과 이야기들의 알갱이가 주렁주렁 매달린 단일한 포도송이의 체계를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이와같은 분절되고 단편적인 신화에 대한 지식 전달이 어떤 의미에서는 도리어 신화를 문학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과학으로 받아들이게끔 하는 (주관적인 판단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기도 한다.
단편을 모아서 정리해 보면 이집트의 신화 역시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과 사고체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여타 신화들과 다를 바가 없다. 그리이스 신화에 신화의 무대(즉, 당시 사람들이 생각했던 지리적 핵심공간)로 올림포스 산이 있었다면, 이집트 신화에서는 나일 강이 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