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쑥 개쑥` 그리고 `資本에 살어리랏다`에 대한 레포트

박태일의 시를 제일 처음 보았을 때는 대학교 1학년 때였다.
“기형도”를 맹신적으로 좋아하며 교과성의 시들에 적당히 지루해져있던 고등학교 시절을 지나 대학에 들어온 이후, 나는 요설적이기까지한 “황지우”의 초기시집에 매달려있었다. 그래서 어떠한 정형화된 느낌을 주는 시들을, 조용하고 전원적인 시들에 대한 일제의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박태일”의 시도 마찬가지였다. “강은교”의 시에서 느꼈던 선량함이 조금은 나를 권태롭게 했고 그저 단순히 레포트를 위한 독서이상의 의미이지 못했다.

그러나 조금더 시간이 지나 나의 편식은 황지우의 최근작들과 강은교, 임영조, 황동규의 시에 의해 조금씩 무너지게 되었고 그리고 지금이 되었다. 다시 박태일을 읽게 된 것이다.
다시 읽으며 느꼈던 감정이란 예전에 읽었던 시집을 읽는다는 기분을 전혀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시집을 내가 정말 읽은 적이 있단 말인가? 난 나 스스로에게 의문을 던졌다. 그렇다. 당시 느낌을 가지지 못했던, 가슴을 열지 못한 채 읽었던 책이었기에 난 제목을 제외하고는 거의 기억조차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새삼스러움이란.

<약쑥 개쑥>속의 박태일의 시…(생략)